[특별기획-4편 기하성, 위기 속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기하성의 뿌리와 미래 대안을 찾아서
- 조용기의 영산신학, 이영훈의 공공신학, 그리고 기하성의 내일 - 삼중축복에서 공공성까지, 오순절 신학의 길 - 성령의 불길, 다시 한국교회 위로 번지다
오순절 신학, 성령의 불길에서 시작되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는 한국 오순절 운동의 중심 교단으로, 성령 체험을 신앙의 핵심으로 삼아 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왔다. 교단의 역사는 곧 오순절 정통 신학과 신앙의 역사이며, 조용기 목사와 이영훈 목사의 신학은 그 뿌리와 가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두 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기하성이 직면한 현실은 더 이상 과거의 부흥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순절 신학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목회 현장에서 적용할 것인가가 교단의 미래를 좌우한다.
조용기 목사, 절망의 땅에 희망을 심다
조용기 목사의 신학은 ‘삼중축복’으로 집약된다. 영혼의 구원, 몸의 건강, 범사의 형통이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당시 한국 사회의 절망 속에 희망을 심어주는 언어였다. 그는 긍정적인 믿음과 기도의 고백을 강조하며 성도들에게 꿈을 꾸고, 그 꿈을 기도로 붙잡으며 말씀으로 실천할 것을 가르쳤다.
새벽기도와 철야기도, 방언과 신유 같은 뜨거운 영적 훈련은 개인의 신앙을 강하게 했고, 교회를 하나로 묶는 힘이 되었다. 이 신학과 영성의 결합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계 최대 교회로 성장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이영훈 목사, 공공성과 연합의 신학으로 확장하다
이영훈 목사는 조용기의 신학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과제를 반영해 확장했다. 그는 성령 체험을 단순히 은사와 기적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나눔, 정의와 사랑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리더십 아래 교회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엘림재단을 세우고,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성령 운동의 사회적 공공성을 강화했다. 또한, 교단 간 갈등을 완화하고 오순절 신학의 성경적 근거를 분명히 함으로써, 기하성을 한국교회 전체와 세계 오순절 운동 속에 자리매김하게 했다.
교회 규모별 미래 목회 전략
기하성이 다시 신뢰받는 교단으로 서기 위해서는 교회의 규모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대형 교회는 풍부한 자원을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해야 한다. 대규모 기도 집회와 치유 사역을 사회봉사, 의료 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 같은 공공 프로젝트와 연결해 사회적 영향력을 넓히고, 세계 오순절 교단과 협력해 선교와 신학 교류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
중형 교회는 지역 사회 중심의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방언과 신유, 기도의 전통을 상담·돌봄·문화 사역과 접목하여, 교회가 지역 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거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 예배, 청년 미디어 훈련 같은 새로운 시도도 중형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과제다.
소형 교회는 소규모 모임과 가정예배, 기도의 전통이라는 강점을 살려야 한다. 연합체를 구성해 청소년 선교회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공동 운영한다면, 개별 교회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신앙의 삶 속에서 승화된 삼중축복
조용기 목사가 강조했던 ‘삼중축복’은 오늘날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영혼의 구원은 개인 신앙의 회복을 넘어 공동체 영성의 회복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몸의 건강은 단순한 신체 치유를 넘어 정신적·사회적 치유까지 포함해야 한다. 범사의 형통은 교회 내부의 번영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정의와 평화, 나눔을 통해 공동선을 이루는 공공적 신앙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재교육을 강화해 대형·중형·소형 교회가 처한 현실에 맞는 목회 전략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과 청년 세대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와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다음 세대를 잃지 않도록 돌보아야 한다.
교회는 기후위기, 청년 실업, 다문화 문제 같은 사회적 의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앙이 삶 속에서 힘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 소형 교회들의 연합 기도와 선교, 교육 사역을 지원하는 행정적·재정적 시스템도 교단 차원에서 뒷받침해야 한다. 또한, 국제 오순절 교단과의 정례적인 교류와 포럼을 통해 한국 오순절 교회가 세계 오순절 운동의 허브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뿌리에서 내일을 세우다
조용기의 ‘영산신학’이 한국교회에 희망을 심었고, 이영훈의 ‘공공신학’이 균형과 연합으로 신학을 확장했다면, 이제 기하성의 미래는 구체적인 실행에 달려 있다. 대형 교회는 사회적 책임으로, 중형 교회는 지역과 차세대 사역으로, 소형 교회는 기도와 연대로 응답할 때, 오순절 성령 운동의 불길은 다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위에 타오를 것이다.
노곤채 목사/ 풀가스펠뉴스 대표,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