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5편 기하성, 위기 속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목회자 재교육,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배우지 않는 목회, 교회의 내일은 없다”

2025-10-02     노곤채 대표

오순절 부흥의 교단, 그러나 시대의 벽 앞에 서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는 한국 오순절 운동의 중심 교단으로, 성령 체험과 뜨거운 영성으로 교회의 폭발적 부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오늘날 기하성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사회는 디지털 혁신, 다문화 환경, 세대교체로 급변하는데, 현장의 목회자들은 여전히 수십 년 전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많다. 교회는 청년을 잃고, 지역사회와의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 위기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교회들이 많았지만, 상당수 목회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았다. 혼란 속에 예배 품질은 떨어졌고, 일부 성도들은 교회를 떠났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목회자들이 변화하는 사회를 읽고 대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기하성 목회자 위기의 세 가지 단면

첫째, 신학과 영성 훈련의 약화다. 오순절 신학과 성령 운동의 본질은 희미해지고 형식만 남았다는 지적이 많다.

둘째, 사회 변화 대응 부족이다. 디지털 목회, 청년 세대와의 소통,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에서 기하성은 한 발 늦다.

셋째, 윤리와 리더십 문제다. 일부 목회자의 도덕적 추락과 권위주의적 태도는 교회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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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교단은 이미 움직였다

장로교는 목회자 보수교육을 의무화하고, 디지털 목회·환경신학·사회적 목회까지 교육 과정을 확장했다. 감리회는 ‘목회자 평생교육제’를 도입해 일정 주기마다 교육을 이수해야 담임목회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공회는 성직자와 평신도가 함께하는 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윤리·재정 관리·리더십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도록 했다.

해외 오순절 교단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A/G, 영국 엘림 교단은 목회자들에게 3~5년마다 리더십·윤리·선교 전략 훈련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기하성은 여전히 선택적 세미나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체계적이고 제도화된 재교육 시스템은 부재하다.

제도적 개혁,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기하성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총회 차원의 평생교육제 도입이 절실하다. 모든 목회자가 일정 기간마다 반드시 재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이수 여부를 담임목회 자격과 연계해야 한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신학·사회·윤리·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훈련이어야 한다.

교육 과정에는 오순절 영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신학 훈련, 디지털 목회와 미디어 활용, 청년 세대와의 소통법, 다문화 사회 이해, 목회자 윤리와 재정 관리, 리더십 혁신이 포함돼야 한다. 이는 교단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과제다.

훈련원, 플랫폼, 협력

첫째, 총회 직속의 목회자 훈련원을 설립해 전국 목회자들이 정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둘째,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개설해 지방회와 농어촌 목회자들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 이수 여부는 총회가 기록·관리하며, 성실한 목회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소홀한 경우에는 일정 제재를 부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셋째, 교단과 신학교가 협력해 커리큘럼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 신학 교수진, 현장 목회자, 외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할 때 교육은 실질적이고 균형 잡힌 과정이 될 수 있다.

배우지 않는 목회, 내일은 없다

기하성의 위기는 단순한 교세 하락이 아니라 목회자의 지도력과 전문성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교단이 다시 신뢰를 얻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목회자부터 배워야 한다. 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기하성이 목회자 재교육을 제도화하지 않는다면 교단의 내일은 없다. 그러나 지금 결단한다면, 오순절 운동의 불길은 다시 한국교회 위로 번질 수 있다.

노곤채 목사/ 풀가스펠뉴스 대표,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