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는 전국적으로 86개 지방회를 두고 있지만, 그중 상당수가 재정난과 교세 약화 속에 존립의 위기에 처해 있다. 급격한 교인 감소와 목회자 고령화, 그리고 사회적 신뢰 하락이 겹치면서 지방회의 기반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기하성은 다른 교단에는 없는 강력한 사역 자산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성령운동과 셀(구역) 사역이다. 과거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 두 사역에서 비롯되었으며, 오늘날 이 두 축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면, 교단의 지방회와 교회는 다시 회생의 불씨를 피울 수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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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성도와 무너지는 교회의 기반

기하성의 지방회는 통상 15~50개 교회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교세 30명 이하의 소형 교회로 채워져 있다. 재정 자립이 어려워 담임목회자 사례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교회가 늘고 있으며, 후임자 청빙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신학교 입학생 감소, 사회적 냉소, 세대 단절이 맞물리며 지방회는 점점 더 ‘행정 단위’로만 남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하성의 정체성은 언제나 성령운동의 체험과 평신도 중심의 사역 구조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성장 동력도 바로 이 두 가지에 있었다. 냉소적인 시대에 다시금 신앙의 체험을 일으키고, 셀 사역을 통해 평신도들이 교회를 세우는 구조로 되돌아갈 때, 순복음 교회의 재건은 충분히 가능하다.

성령 운동 재점화, 교회의 불씨를 다시 살리자

지방회 차원에서 분기별로 연합 성령집회를 정례화하고, 온라인 참여를 병행해 전국 교회가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집회 이후 간증 자료를 모아 셀 모임에서 활용하도록 하면 신앙의 불씨를 끊임없이 이어갈 수 있다. 나아가 회심 간증과 치유 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영상과 문서로 정리해 공유한다면, 교회 간 협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셀 사역의 재활성화 역시 지방회 회생의 열쇠다. 지방회별로 ‘셀 리더 아카데미’를 만들어 성경 교육, 기도 실습, 심방 훈련, 전도 멘토링을 포함한 체계적인 평신도 리더 양성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은퇴 성도나 고령 목회자들을 시니어 셀 리더로 세워 돌봄과 심방 사역에 참여시키면, 경험과 영성이 자연스럽게 세대 간에 이어질 수 있다. 셀 단위의 지역 봉사와 장학사업을 추진하면 교회는 다시 지역 사회의 따뜻한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86개 지방회, 미자립 교회의 그늘

성령 운동과 셀 사역으로 재점화

기하성 만의 무기로 길을 열다

 

거점-위성 모델, 교회의 연합과 협력

지방회의 구조 또한 단순한 행정 단위를 넘어 거점-위성형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역량 있는 거점 교회가 예배 콘텐츠와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주변 소형 교회가 이를 활용하며 상호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작은 교회들도 안정적으로 예배와 교육을 유지할 수 있다. 지방회 공동 펀드를 조성해 임대료, 난방비, 사택비를 지원하고, 음향·영상 장비를 공동 구매하는 방식으로 재정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인력 문제 또한 시급하다. 목회자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회 사역자 제도를 도입해 전도사나 부목사가 여러 교회를 순회하며 예배와 교육을 지원하도록 하고, 신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대신 지방회 교회에서 실습하도록 연계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래 목회자 아카데미’를 설립해 목회자 자녀와 젊은 헌신자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월곡종합사회복지관의 월곡마을카페 가족놀이터 및 마을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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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확충, 생존을 넘어 부흥으로

재정적 자립을 위한 방안도 구체화 되어야 한다. 지방회 차원의 공동 기금 조성, 교회 부설 사회적 기업(카페·공부방·돌봄센터 등) 운영, 은퇴 목회자와 해외교포를 연결한 후원 네트워크 구축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교회 간 협력 선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재정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사역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총회본부의 역할과 지원

지방회의 회생은 개별 교회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총회본부는 행정·교육·재정·인력 등 전방위적 지원을 체계화해야 한다.

총회는 지방회별 교세와 재정 상태를 전수 조사해 ‘지방회 혁신 로드맵’을 수립하고, 자립형·보호형·지원형으로 구분하여 맞춤형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온라인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예배 콘텐츠, 교육 자료, 재정 보고를 공유하고, 전국 교회가 함께 쓸 수 있는 ‘디지털 행정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시급하다.

또한 총회 직속 ‘성령 사역 및 셀 리더 아카데미’를 설립해 전국이 동일한 교육 기준으로 평신도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지방회 매칭 펀드 제도를 도입해 지방회가 일정 금액을 모금하면 총회가 동일 금액을 매칭 지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 지원을 위해서는 ‘순회 멘토단’을 구성해 미자립 교회와 공석 교회를 직접 방문 지원하고, 신학생 실습과 연계해 후임자 양성의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총회본부는 이제 단순한 행정 기관이 아니라, 지방회를 살리는 실행본부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방회 통폐합과 행정구역 조정, 불가피한 시대 과제

기하성의 86개 지방회 중에는 명목상 존재하지만 사실상 활동이 정지된 지방회도 있다. 인구 감소 지역과 농어촌의 교세 위축은 심각하며, 일부 지방회는 20개 미만의 교회로 구성돼 행정 기능이 거의 멈춰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방회 구조의 조정과 통폐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적 과제다.

행정 단위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행정 효율성과 사역 역량을 높이는 구조 재편이 핵심이다. 교세·재정·지리적 여건을 기준으로 인접 지방회를 통합해 약 50-40% 절감하고 사역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농어촌 지역은 ‘광역 지방회+분소’ 형태로 행정 지원을 유지하고, 수도권은 교회 밀집 지역 중심의 분권형 구조를 유지하는 혼합 모델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은 강제보다는 단계적·자율적 통합이 되어야 한다.

총회는 “지방회 구조조정 로드맵”을 제시하고, 각 지방회가 협의를 통해 ① 예비 통합 논의 → ② 공동 운영 시범 → ③ 정식 통합의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와 목회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통합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

통폐합 이후에는 ‘행정 거점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거점 교회가 회계·행정, 셀 교육, 예배 콘텐츠를 담당하고, 소형 교회는 이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상생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해외 오순절 교단에서도 이러한 구조는 이미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있다.

ⓒHannah Busing/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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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회의 통폐합은 숫자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생명력을 되살리는 일이다.

성령 중심, 지역 연합의 원리로 지방회를 다시 세울 때,

기하성은 행정 효율을 넘어 ‘살아 있는 성령공동체’로 다시 설 수 있다.

지방회가 살아야 교단이 산다.

성령운동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셀 사역을 통해 평신도를 세우며,

총회와 지방회가 함께 구조를 정비한다면

기하성의 내일은 결코 어둡지 않다.

“성령으로 다시, 연합으로 함께.”

이 구호는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현장을 일으킬 수 있는 구체적 해답이다. 지금이 바로, 성령의 불씨로 지방회를 다시 세워야 할 때다.

노곤채 목사/ 풀가스펠뉴스 대표,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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